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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같이 살기

12,000
1. 마우스스틱 끝에서 피어난 삶의 감각과 문학적 엔진 서성윤 작가의 시편은 육체의 멈춤을 언어의 비상으로 치환하는 놀라운 역동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장애로 묶인 몸 대신, 마음만은 누구보다 자유롭게 넘나드는 언어가 되어 세상의 문턱을 가뿐히 넘습니다. 벚꽃 흩날리는 길 위에서 전동 휠체어의 속도를 '벚꽃 엔진'으로 느끼고, 별똥별을 이정표 삼아 어둠을 밝히는 시선은 작가님만의 진솔하고도 깊이 있는 문학적 사유를 대변합니다. 2. 휠체어의 눈높이에서 마주한 인권과 일상의 풍경 작품 속에서 동네는 낭만적인 공간인 동시에 치열한 생존과 권리의 현장입니다. <로데오거리에서> 마주하는 요란한 매장들의 문턱과 쏟아지는 시선들, <죽을 각오>에서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를 타며 느껴야 했던 살해 위협과 안도의 한숨은 뼈아픈 차별의 골짜기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분노로 휘발시키지 않고, 절벽 같았던 문턱이 아스콘 땜질로 부드러워질 때 느끼는 찌릿한 '사는 맛'으로 승화시킵니다. 3. 사마귀와 함께 숨 쉬는 '동네에서 같이 살기'의 철학 표제작인 <동네에서 같이 살기>는 이 시집의 철학적 지향점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문턱에 가로막혀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은 전동 휠체어 넉 대의 유쾌한 수다는 장애 당사자들의 당당한 자립과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어깨에 올라탄 사마귀를 밟아 죽이냐는 기사님의 물음에 "아뇨, 동네에서 같이 살아야죠"라고 답하는 대목은 압권입니다. 미물조차 귀한 인연으로 여기며 배제 없이 함께 어우러지려는 그 마음은, 현대사회의 이기주의를 부드럽게 무너뜨리고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작품 정보

장애예술인 구분
개인
창작자 명
서성윤 프로필 아이콘 바로가기
제작년도
2025
원고 분량
200매 원고지 120매, 11,000자 내외
발행 여부
출판 완료
활용 가능 형태
낭독, 전시, 인용, 콘텐츠화
샘플 원고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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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주제
장애 당사자의 일상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와 '사는 맛', 그리고 지역사회에서의 주체적 공존
기획 의도
세상과 자신 사이에 그어진 굵은 선을 지우고, 이웃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문학의 언어로 증명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삭여야 했던 수많은 말들을 마우스스틱 끝으로 모아 자판 위에 눌러 담음으로써, 시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가장 튼튼한 휠체어이자 엔진이 되었습니다. 이 시편들은 동정이나 호소를 말하지 않습니다. 저상버스를 타고, 동료들과 웃음을 나누며, 때로는 사마귀 한 마리와 실랑이하는 보편적이고 구체적인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장애 당사자의 온전한 자립 생활이 지니는 가치를 역설하고, 대상애(對象愛)의 따뜻한 시선으로 타인의 아픔과 세상의 문턱을 어루만져 독자의 마음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