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돈기호태
하루하루 살기 팍팍한 요즘 사람들에겐 타인을 생각할 여유란 없다. 그저 나의 삶을 지탱해나가기에 여념이 없다. 부족한 것 없는 이 시대에 왜 ‘혐오’란 단어가 떠올랐을까? 남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행위, 그것은 자기 본위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나의 삶에 방해가 되지 않더라도 나의 생각과 다르거나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면 배척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 전체를 휩쓴 미투 운동으로 바닥에 있던 ‘여성 혐오’에 대한 분노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이성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보다 오히려 엉뚱하게도 감정적인 ‘혐오’스런 말들과 행동들로 이어졌다. 사람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미투 운동의 변질도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하겠다. 그러한 행위는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과 욕망을 헛갈려 한다.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을 헤맨다. 꿈은 고귀한 것이지만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술수나 꼼수가 들어간다면 꿈은 욕망으로 변질 된다. 제빵사를 꿈꾸는 호태가 발달장애인이지만 제빵 기술을 배우고 호텔 주방에서 일하겠다는 포부로 호텔 문울 두드리는 열정은 순수의 발로이다. 그에 비해 정연과 지훈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갖 수단과 폐단에 가까운 일을 서슴지 않는다. 공연은 그것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 지금까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회, 호태가 꿈을 꾸고 이루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누구나 이야기하는 이 사회의 끝없는 냉소에 대해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 사회가, 그들을 대하는 우리가 어떠해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철학 담론은 위대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삶의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로 모두가 공감 가능할 때 자기 것으로 비로소 흡수된다. 누군가는 호태, 누군가는 정연, 누군가는 지훈, 누군가의 누군가가 될 때 그 극은 산다.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인간이란 그렇게 죽도록 변하지 않는 동물이다.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세대를 살고 있다. 모두가 혼자인 아이들은 혼자인 채로 자라서 자신만이 세계의 전부인 채로 살아간다. 타인의 어려움이나 아픔보단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이 더 중요하다. 그런 세대에 ‘공감 능력’이란 단어가 화두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공감도 능력이 되는 세상이다. 공감 능력을 조금이라도 키워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예술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그러한 공감이 인간 근원적 고민이라면 시대와 세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회자될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나 소설, 극 중에 장애인의 입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은 없다. 대체로 웃음을 주는 존재나 불행한 존재로 나타난다. 해외에서는 오래전에 벗어난 캐릭터의 뭉개짐을 벗어나서 'I AM SAM' 이나 ‘어둠 속의 댄서’ 같은 실제로의 모습,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와의 갈등이 드러났으면 한다. 그래서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그들이 보여지고 받아들여진다면 가장 훌륭한 완성된 결말이 될 것이다.
음악과 안무 모두 현재 k-pop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너무 뮤지컬적인 것보다는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이 중요하며 퍼포먼스적으로 봤을 때도 k-pop을 떠올릴 수 있는, 공연 퍼포먼스가 장르에 갇혀 있지 않고 세련된 형식을 취한다면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학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정보
- 장애예술인 구분
- 극단 오
- 창작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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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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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년도
- 2025
- 작품 주제
- ‘혐오’라는 말이 화두가 된지는 오
- 기획 의도
- 이번 작품을 연출한 오진희 극단 오 대표는 “뮤지컬의 특성상 판타지적인 요소를 뺄 수는 없었지만 장애를 가진 작가이자 연출자로서 좀 더 사실적으로 그리려 했다”며 “사회가 던지는 불편한 시선과 그것을 타파해가는 과정 속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